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 "비굴하고 억울해도 충실한 개…그러나 존엄성 지킬 것"
2014. 12.17(수) 17:14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2739115
2014. 12.17(수)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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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회항' 조현아 전 부사장의 대한항공 후진논란 후폭풍이 여전하다. 16일 SBS '뉴스토리'에서는 '땅콩 회항, 후진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조현아 전 부사장의 대한항공 후진논란에 대해 다뤘다. 지난 한 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땅콩 회항 조현아 사건'. 전·현직 승무원들은 이미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조양호 회장 일가가 탈 때 이미 회사에서 처음부터 누가 갈지 교육을 시키고 보낸다. 회장이 싫어하는 거 할 필요 없다" "기내방송 같은 경우도 상위 직급자한테 한번씩 테스트를 거쳐 그 중에서도 제일 잘하는 사람이 방송을 한다. 탑승할 때 볼륨 조절까지 한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신경쓰는 이유는 사소한 이유로 면책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사건 발생 일주일 동안 언론에 침묵했던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은 지난 12일 전격적으로 자신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날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은 검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갔다가 검찰 수사 방식에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고 했다. 그는 "비밀 보호하에 증인을 해주겠단 말을 너무도 믿고 허락했었다. 조사 받고 있다 보니 나와 같이 현장에 있었던 승무원이 똑같은 사무실에 들어와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여승무원한테 지금 여기 누구랑 왔냐고 물으니 대한항공 상무와 회사 고문 변호사와 같이 왔다더라"고 했다. 이어 "나는 다른 방에서 조사를 받는데 방 사이에 문이 열려 있고 서로의 이야기가 다 들렸다. 이게 무슨 비밀 보호일까. 내가 과연 진실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심경을 고백했다. 대한항공 박창진 사무장은 "대부분의 평범한 소시민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겠지만, 비굴하고 억울해도 충실한 개로 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노모도 계시고 내가 부양해야 될 가족들 생각했을 때 '나의 호기와 잠깐의 자존심이 뭐가 중요하냐'를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실제 대한항공 측은 사건 초반만 해도 폭언 폭행 등 각종 의혹을 부인하고 책임을 박창진 사무장에게 돌리는 모습이었다. 그는 "동료들이 어쩌면 나의 이런 행동으로 피해를 보기보다 지금 처해져 있는 불합리한 일들이 더 많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싸움에서 패배하는 쪽은 자신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 무수한 약자들의 패배를 봐왔기 때문. 그러나 희망도 승산도 없는 싸움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박창진 사무장은 "중학교 때 처음 들었던 팝송이 휘트니 휴스턴의 '그레이티스트 러브 오브 올(Greatest Love Of All)'이다. 그 노래 가사를 가만히 보면 '그 누구의 그늘에서도 살지 말고, 그 어떤 너를 음해하고 불어 닥치는 고난이 있더라도 제일 중요한 건 너 자신을 사랑하고 너의 존엄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라고 나온다"고 했다. 이어 "내가 가진건 많은 게 아니지만, 많지 않은 그것조차도 어쩌면 이 일을 겪고 나서 내가 잃을 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 이후에 나의 존엄함은 내가 지킬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어서다"라고 말했다. '땅콩 회항 조현아 사건'은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미국 뉴욕 JFK 공항에서 인천으로 출발하는 KE086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가던 중 승무원이 마카다미아 땅콩을 봉지째 줘 서비스 메뉴얼대로 하지 않았다며 탑승구로 돌아가 사무장을 내리도록 지시한 사건이다. 17일 조현아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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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대한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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