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아시아나기 사고> 조종사, 3초전 복행…타이밍 놓친듯 hobby


충돌 9초 전에서야... (AP=연합뉴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이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도중 사고를 냈던,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의 좌석 잔해 사진 앞에서 11일(현지시간)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그는 조종석음성기록장치(CVR) 기록 분석결과 고도 500 피트(152m)부터 100 피트(30m) 전까지 조종실에 앉아 있던 조종사 3명 중 아무도 비행 속도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조종사들이 충돌 9초전이 돼서야 비행기의 착륙 속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았음을 시사하는 대목. bulls@yna.co.kr

충돌 8초전 속도 이상 깨달았으나 속도 느려 복행 실패

조종사 진술과는 일부 엇갈려…전문가 "진술보다 블랙박스가 해답"

(세종=연합뉴스) 서미숙 김윤구 기자 = 아시아나항공 사고에 대한 미 당국의 1차 조사결과 발표가 마무리됐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블랙박스 1차 분석 결과를 종합하면 조종사는 충돌 3초전에 착륙을 포기하고 복행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방파제에 꼬리를 부딪히고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오토 스로틀(auto throttle) 등 다른 기기들도 NTSB가 '비정상적 작동'(anomalous behavior)이 없다고 확인함에 따라 조종사들의 속도와 고도, 복행 필요성 등에 대한 판단이 늦었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이는 조종사의 진술과는 엇갈리는 부분이어서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로만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비정상 속도 언제 인지했나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은 11일(현지시간) 열린 브리핑에서 조종석음성기록장치(CVR) 분석 결과 조종사들이 충돌 9초전까지는 속도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충돌 9초전이 돼서야 비행기의 착륙속도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음을 시사한다.

FDR 분석 결과 실제 고도 125피트(38m) 충돌 8초전에는 착륙 권장속도(254km)보다 낮은 207km까지 떨어져 있었고 자동차에서 가속페달 기능을 하는 '스로틀'이 앞쪽으로 움직였다.

이 때 조종사가 스로틀 레버를 수동으로 직접 작동한 것인지, 오토 스로틀이 작동중이어서 비행기가 스스로 속도가 높아진 것인지는 명확지 않다. 전문가들은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러나 조종석 뒤쪽에서 옵서버로 조언을 맡았던 봉동원 부기장은 그전에 이미 비행속도에 대한 경고를 했다고 알려져 조종사들이 반드시 충돌 9초전에야 비행속도 저감을 인지했다고 단정짓긴 어렵다.

허스먼 위원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조종사들중 한 명이 고도 500피트 지점에서 '하강속도(sink rate)'를 우려하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확인했다.

이는 '하강 속도가 빠르다'는 의미로 앞에 조종석에 있던 이강국, 이정민 기장이 만약 봉 부기장이 말을 듣고도 속도를 높이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대응이 늦었거나 봉 부기장의 조언을 무시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그동안 조종사의 진술과도 엇갈리는 부분이다.

부조종석에서 교관기장을 맡았던 이정민 기장은 500피트(152m) 즈음에서 속도가 낮다는 것을 깨닫고 이강국 기장에게 "물러나라"고 말하고 본인이 직접 오토 스로틀을 137노트(254km)로 설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때 속도가 정상이 아님을 알고 바로잡으려 했다는 것이다. 이정민 기장은 또 이 때 "착륙당시 파피(PAPI·진입각유도등)의 4개등 중 3개의 라이트가 빨간색으로 보여 진입각도가 낮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약 이정민 기장이 직접 오토 스로틀을 작동했다면 옆에 기장을 맡은 이강국 기장에게 아무 언급도 없이 직접 작동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

34초전이면 사전 의사소통없이 일방적으로 부기장석에 있던 이정민 기장이 조작할 정도로 긴박한 타이밍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봉 부기장의 말을 듣고 조종사들이 실제 스로틀이나 조종간 등을 움직여 필요한 조치 등을 취했는지는 블랙박스의 비행자료기록장치(FDR) 등을 분석해 상호 대조를 해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종사의 진술보다는 블랙박스 결과를 더 신뢰한다.

허스먼 "충돌 직전 '복항' 외침 들려"(AP=연합뉴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이 11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시아나 사고기에 떨어져 나온 랜딩기어(착륙바퀴) 사진을 배경으로 사고조사 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허스먼 위원장은 충돌직전 조종사들이 착륙을 포기하고 기수를 올리라는 뜻인 '복항(go around)'을 두 차례 외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marshal@yna.co.kr

한 대학교수는 "사고당시 조종사의 진술은 기억에 의존하는 것이고 서로 유리한 쪽으로 진술하려는 경향이 있어 100% 신뢰하긴 어렵다"며 "조종사의 진술은 참고만 할 뿐 정확한 것은 블랙박스 결과를 해독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충돌 3초전…복행 타이밍 놓친 듯

NTSB가 밝힌 CVR 분석 자료에 따르면 '복행(go-around)'을 외친 시점은 충돌 3초전과 1.5초 전 2번이다.

당초에는 복행을 1.5초전에 한 번 외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3초전과 1.5초전에 각각 다른 조종사가 복행을 외쳤다고 NTSB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복행을 3초전과 1.5초전에 두 번 시도했다기보다는 착륙 3초전에 복행이 한 번 이뤄졌고 소리만 훈련기장과 교관기장이 한번씩 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윤식 중원대 교수는 "관숙비행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교관기장인 이정민 기장이 복행을 외치고, 훈련기장인 이강국 기장이 연이어 '복행'이라고 응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교관이 외치고 훈련기장이 응답하는데 통상 1.5초가 걸리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는 충돌 8초전에 오토 스로틀을 작동해(또는 스로틀을 움직여)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속도가 계속해서 떨어지자 3초 전에 복행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고기는 속도가 이미 권장속도(254km)보다 낮은 191km까지 떨어져 있어 복행에 실패하고, 복행을 위해 기수는 많이 들려 있어 상태여서 꼬리부분이 방파제와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복행은 원칙적으로 바퀴가 땅에 닿은 후에도 가능하지만 이미 꼬리가 부딪혀 파손된 후라 복행이 불가능했다.

정 교수는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는 땅까지 거리가 있다고 판단했겠지만 실제로 땅과 너무 가까워 부딪혔을 것"이라며 "보통 착륙시점의 기수는 2∼3도로 들어오는데 사고기는 영상을 보면 6∼7도로 높게 들려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속도가 너무 떨어진 상태에서 기수를 들면 실속이 증가해 추락한다"며 "3초 전에는 복행이 아니라 실속 회복 조작(low altitude stall recovery)을 했어야 하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그런 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기수를 드는 것보다는 기체를 수평으로 만들어 증속하는 것이 나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충돌 4초전에 속도가 더 떨어지면 추락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실속 경보장치(stall protection)의 한 부분인 '스틱 셰이커'가 소리를 내며 진동했지만 이미 실속에 가까운 상태라 기체를 끌어올리기는 역부족이었다.

한 항공전문가는 "조종사간 의사소통이 확인된 충돌 9초전에라도 속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복항을 제대로 시도됐더라면 사고를 면했을 수도 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 조종사 과실 단정은 아직 일러

그렇다해도 비행경력 17∼19년차의 베테랑들이 이런 사고를 냈다는 것을 쉽게 납득하긴 어렵다. 초보 교관에 초보 기장이 탑승한 관숙비행이었지만 이들의 비행시간이 9천∼1만2천여시간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조종사 과실로 인정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블랙박스 상에 나오지 않는 계기판이 고장났을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블랙박스내 CVR·FDR 기록, 필요하다면 신속접속용 운항기록장치(QAR)까지 다 확인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01&aid=0006369368

덧글

댓글 입력 영역